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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우는 일 - 詩 김설하

자공 장정구 2012. 4. 28. 23:02

 

 

 

 

 

꽃피우는 일 - 詩 김설하


엷게 번지는 새벽안개처럼

심장을 돌아 표류하는

삶의 돌기들청춘은 갔어도

누군가 옮겨 놓지 않으면

꽃은 늘 그자리에서 피고 진다는 것

마음 밭에 깔리는 뭉클한 그리움

한 자락한 계절의 모퉁이를 붙잡고

추억함을꽃을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새 생명으로 태이고
누군가는 떠남을 준비하는
지상의 모든 인연은 꽃과 같아

오늘도 쉼 없이 피고 지는
산다는 것은 꽃피우는 일입니다


 


꽃자리만 남은 벚나무 가지에

초록이 눈 뜨고골목 저쪽에서

라일락 향기 실어 나르는 바람


코끝 벌름거리지 않아도 담장 앞까지

이끌려 뇌수 깊숙이 그 향기를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