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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자공 장정구 2012. 4. 9. 22:14

 

 

 

 
진달래꽃 / 곽재구.

  마음을 바쳐 당신을 기다리던 시절은 행복했습니다 오지 않는 새벽과 갈 수 없는 나라를 꿈꾸던 밤이 길고 추웠습니다.

천 사람의 저버린 희망과 만 사람의 저버린 추억이 굽이치는 강물 속에서 다시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당신의 옛 모습을 꿈꾸었습니다.

천 송이 만 송이의 슬픔이 꺾인 후에 우리에게 남는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깊은 부끄러움이 끝나기 전에 꼭 와줄 것만 같은 당신의 따듯한 옷자락을 꿈꾸었습니다 지고 또 지고 그래도 남은 슬픔 다 지지 못한 그날에 당신이 처음 약속하셨듯이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산이거나 강이거나, 죽음이거나 속삭임이거나 우리들의 부끄러움이 널린 땅이면 그 어디에고 당신의 뜨거운 숨결이 타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