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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겨울바다 외도

자공 장정구 2018. 2. 28. 22:39

 

 

 

거제 겨울바다 외도

 

삶에 염증이 도지는 날

떠나온 겨울바다.

인동(忍冬)만 적막한 겨울바다.

이 한량없는 쓸쓸함이 한없이 적막하구나.

 

올라가는 빌딩만큼 채워야 하는

억겁의 허기진 삶

불덩어리 같은 삶,

 

그 굴레를 잠시 벗어난 지금

홀가분한 고적이 한껏 자유롭나니.

억겁의 삶도 깃털처럼 가볍나니.

 

나는 무방한 이 자유를 얻고자

엄동 적막한 이 독한 날씨에

낯선 겨울바다를 망연히 표류하는가.

 

삶의 환멸을 씻어 버린,

천년이 한결같은 초연한 겨울바다!

고달픈 영혼의 안식처 같은

저 열반적정(涅槃寂靜)의 겨울바다!

 

바다는 엄숙한 무게로 내게 이르기를,

자신을 닮아라 한다.

자신을 닮아라 한다.

 

-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