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江(곡강) 두보의 작품
一片花飛減却春(일편화비감각춘)
꽃잎 하나 떨어져도 봄이 가는데
風飄萬點正愁人(풍표만점정수인)
모진 바람에 꽃잎 흩날리니 서러운 인사여
중국의 고전문학에서 2대 시가(詩歌)를 꼽으라 하면
공자가 지었다는 시경(詩經)과 굴원의 초사(楚辭)를 드는가 하면
두보와 이백의 시를 들기도 하는 모양인데,
이백의 시는 현실을 뛰어넘는 파격이 있기에 그를 시선(詩仙)이라고도 하고
두보의 시는 현실을 직관하면서 조용히 침잠하는 기풍이 있기에
초당에 잠시 머무르던 두보는 시국이 소란하자 다시 유랑에 나섰다가
평생 천육백 여수의 시를 남기고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지만,
두보나 이백이나 모두 파란만장한 체험과 정신력 속에서 옥같은 글이 샘솟지 않았나 싶다.
且看欲盡花經眼(차간욕진화경안)
지는 꽃 탐하는 것도 잠깐 사이려니
莫厭傷多酒入脣(막염상다주입순)
서럽다 하여 어찌 술 마시길 꺼릴 소냐
江上小堂巢翡翠(강상소당소비취)
강상의 작은 정자에 물총새 둥지 틀고
苑邊高塚臥麒麟(원변고총와기린)
궁원 큰 무덤에 기린 석상 쓰러지는데
細推物理須行樂(세추물리수행낙)
사물의 이치 헤아려 즐겨야 하리니
何用浮名絆此身(하용부명반차신)
어찌 헛된 이름에 몸을 얽맬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