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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자공 장정구
2013. 9. 20. 08:50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 이라도 될 것 같던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과 뭉게구름 따라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해도 마음 읽어 낼 그런 인연과 함께라면 참 좋겠습니다.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과 함께 할 그런 가을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
(사진 헤이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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