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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나리오
자공 장정구
2013. 3. 11. 10:44
봄의 시나리오 / 시인 김인수.
살을 에는 겨울을 이긴 봄이
푸른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언 땅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지랑이가 친구 하자고 손을 내밀자
봄은 옛 친구를 만난듯 손을 마주 잡고
살랑 거리는 봄의 신작로 위를
사뿐 걸음으로 걷는다.
사바의 어려움도 잠시
봄은 어제처럼 다시 찾아 오는 거라고
달래와 냉이가 긴 머리를 나풀 거리며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얼음장 밑에 숨어 소리없이 흐르던 냇물이
기지개를 켜면서 이젠 살겠다는 듯이
소리를 내며 흐르고
간간히 꼬리를 흔들며
유영하는 피라미 들의 신접 살림은 부럽다
봄이 저만치 온다.
아지랑이와
바람과 친구 하며 어제처럼 온다.
사진 / 허브아일랜드.